'최대포'를 찾는 손님들 중에는 생각보다도 외국인의 비율이 꽤 많은 거 같더군요.
외국인들에게 허름한 듯한 최대포를 찾는 이유는 오히려 고급스런 레스토랑보다
더 서민적인 한국의 느낌을 받을 수 있고 독특한 메뉴를 먹는 재미를 느끼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가 촬영을 하는 중에도 몇몇 남다른 인상의 사람들이 단체로 들어오는 걸
보았는데
말투와 외모를 자세히 뜯어보니 역시나 일본인들이었습니다.
전촬영 진행 때문에 반찬도 챙기고 이것저것 담느라 정신없었는데 문득 따가운
시선이 느껴져 고개를 드니까 갑자기 "펑!"하면서 플래쉬가 터지는게 아닙니까!
그순간 깜 딱 놀라서 제 눈이 똥그래졌는데 젊은 일본인들 몇명이 음식사진
촬영이 넘 신기해 보였는지 절 향해 플래쉬를 터뜨렸던 겁니다.
놀란 표정의 절 보더니 '까르르~'웃어대더군요. 화를 낼 수도 없고 이거참...-_-;
조명아래 석쇠만 빼서 돼지갈비를 먼저 셋팅해놨는데 솔직히 아무 장식없이
양념된 돼지 갈비만 몇대 들어간 셋팅이 그다지 예쁠리가 없지만 일본인인
여자분은 갖고 있던 자동카메라로 이 장면을 연신 찍으면서
" 스바라시~(멋있다~)"를 연발하더군요. 역시 푸드스타일링에 유난히 관심이
많은 일본인 답더군요.^^a
우선 석쇠위에는 생고기 몇점을 왼쪽에 자연스럽게 놓고 오른쪽 부분엔 주로
익은 고기로 셋팅을 했습니다.
그래서 촬영셋팅 바로 옆에서 계~속 고기를 구워댔져.
다른 메뉴-돼지 곱창, 돼지 내장, 돼지 껍질 등 거의 마찬가지 포맷을 유지하면서
약간의 변화를 주기위해 구운 마늘과 구운 청고추홍고추로 약간의 장식을
했습니다.
돼지껍질을 셋팅하는게 아주 재미있었습니다. 생긴 것만 보면 무슨 어렸을 때
먹던 쫄쫄이 어포같이 생겼는데 구워보니 밝은 노란 빛으로 변하면서 오징어 처럼
말리고 또 그것을 잘라보니까 저절로 돌돌 말리는게 아주 잼있더군요.
저는 아직 먹어보지 못한 메뉴지만 맛도 있구 최근 다이어트 식품으로 알려져
여성들에게 특히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더군요.
또 어떤 돼지 내장중 특수부위라는 데 어두운 자줏빛을 띄고 있어 사진에서
다소 어둡게 나올까봐 얇게 슬라이스한 마늘을 군데 군데 뿌려서 전체적인 톤을
높여보려 애썼습니다.
촬영을 계속 하면서 어느새 제 몸엔 찡하게 고기 굽는 향기(?)가 배어버렸습니다.
초반엔 음식의 모양새를 투박하게 하면서도 너무 성의없어 보이지않게 하는 점이
참 어렵다고 생각됬었으나 차츰 자리를 잡을 수 있겠더군요.
항상 고기류를 찍을 땐 회갈색보다 붉은 육질을 보이기 위해 生으로만 그리고
깔끔하게 셋팅해서 촬영을 했었는데 이렇게 적당히 익힌 고기도 함께 셋팅을
그것도 정갈하게보다 자연스러움을 강조하기위해 투박하게 가위로 잘라서
놓아본 이런 촬영이 좀 더 살아있다는 느낌을 주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항상 예쁘게만 보이게 장식하거나 손이 많이 간 듯한 음식 모양이 좋은
음식사진이 아닐 수도 있다는 점..이번 기회를 통해 느낄 수가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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