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의 산낙지도 그냥 나오는게 아니라 다 양념이 되어져서 나간다는데 산낙지의
생생한 느낌을 살리기 위해서 죽이지 않고 그대로 양념이 되어 석쇠위에 올렸죠.
근데 고추장이 닿은 산낙지는 이상하게 시간이 조금 지나니까 힘을 못쓰더군요.
그래서 촬영하다가 새로 싱싱한 낙지를 달라고 해서 본 촬영때 이쪽 저쪽으로
도망가려는 산낙지를 붙잡고 촬영을 하느라 진땀을 뺐습니다.
첨엔 좀 징그럽지만 급하니까 막 만지게 되는데 빨판이 쪽쪽 달라붙는게 아주
재밌답니다.
익지않은 生낙지는 고추장이 잘 묻혀지지않아서 또 중간중간에 고추장을
발라주어야합니다. 도망가려는거 붙잡는데다가 꿈틀대는걸 고추장을 발라야하기
땜에 정신이 하나도 없는데다가 이왕이면 빨판이 잘 보이게 뒤집어야하니까
정신이 하나도 없을 지경입니다.
게다가 하필 이런 날 앞치마를 놓고 와서 제 옷도 고추장으로 범벅이 되었죠.
이것도 첨엔 살아있는 상태로 석쇠위에서 그냥 한번 찍고
두번째로 숯불을 넣어서 구우면서 찍었는데...살아있는 상태 그대로를 불에 올려
찍는 일이 좀 끔찍하게 느껴지더라구요. 두마릴 올려 놓았는데 익어가는 과정에도
꽤 오래 살아서 꿈틀대더라니깐요.
한마리가 머리가 올라와서 더이상 움직이지 못하고 익혀지는데 차츰 그녀석의
눈깔아니 안구가 튀어나오는데...
그래도 음식사진인데 좀 끔찍한거 아닌가 싶어서 고추장양념으로 덮어버리려고
눈위에 발랐지만 금세 티가 나더군요.
가끔 음식셋팅에 이런 문제로 갈등을 겪을 때가 있어요.
생선 요리(찜이나 찌개같은) 를 만드는데 생선의 얼굴이 잘 보여지는게 놓는게
좋은건지 나쁜건지...?
안보이게 가리는게 좋은 건지..가리면 생선의 구분이 모호해질거 같기도 하고
눈만 가리자니 우습게 될거 같고...또 다 보여주자니 어떤 손님에겐(나같은) 괜히
위화감만 조성하고 먹을 맛이 떨어진다고 여길지도.
예전의 경험한 바에도 추어탕종류중 추어가 갈리지 않고 그대로 삶는 추탕같은
경우를 만들 때 그런 갈등을 많이 겪죠. 얘 얼굴을 보여줘 말아?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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